‘예산 40억?’… 한달 앞두고 판 키우는 대전 빵축제 [페스티벌플러스]
festivalmaster | 2026-09-02 17:20:31
![‘예산 40억?’… 한달 앞두고 판 키우는 대전 빵축제 [페스티벌플러스]](https://bimg.mk.co.kr/festivalplus/news/2026/09/img_202609021719_08909412.jpg)
‘빵의 도시’ 대전시가 빵 축제를 본격적으로 키운다. 올해부터 참여 제과점을 늘리고 내년에는 개최 기간과 장소, 프로그램까지 축제 전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선 9기 출범 전후로 대전의 축제 정책은 큰 변화를 맞았다. 민선 8기 대표 축제였던 ‘0시 축제’가 폐지 수순을 밟은 반면 빵 축제는 새로운 대표 축제로 떠올랐다. 대전시가 어느 축제에 힘을 실을지를 두고 정책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빵 축제는 지난해 16만8000여 명을 끌어모았다.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빵의 도시’ 브랜드를 바탕으로 앞으로 축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120개 빵집 참여…내년엔 기간·장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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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전 빵 축제는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대전관광공사가 주관하고 자체 예산 4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지역 빵집 부스와 체험, 전시, 공연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진다. 대전시는 지역 제과점 참여 부스를 지난해 102개에서 올해 1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지역 제과점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전국 유명 빵집에도 문을 열어 축제의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는 판을 더 키운다.
대전시는 민선 9기 대표 축제로 빵 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행사 명칭부터 기간, 장소, 프로그램까지 축제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당초 검토안에는 행사 명칭을 ‘대빵축제’로 바꾸고 올해 이틀인 개최 기간을 내년에는 17일로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원도심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중심으로 행사장을 도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전국 유명 빵집이 참여하는 팝업스토어와 ‘로컬 빵 페스타’ 등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는 구상도 나왔다.
대전시는 이를 위해 문화예술관광국장을 중심으로 6개 반으로 구성된 ‘빵 축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축제 콘텐츠와 관광, 교통, 안전, 홍보, 문화예술 등 분야별 부서가 참여해 축제 운영 전반을 맡는다.
개최 장소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원도심과 엑스포과학공원을 함께 활용하거나 제3의 장소에서 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많은 인파를 끌어모으는 행사인 만큼 각 자치구의 유치 경쟁도 예상된다.
빵 축제가 커지는 배경에는 0시 축제 폐지도 있다.
민선 8기 대전시가 대표 축제로 내세웠던 0시 축제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첫 폐지 사업으로 지목됐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시장직 인수위원회 활동보고회에서 “전시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0시 축제를 올해부터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허 당선인은 “민선 9기 4년을 준비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재정 위기이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며 0시 축제를 “재정 위기의 한 원인이자 방만 경영의 표본”으로 지목했다.
0시 축제는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대표 사업이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열렸다. 여름밤 축제를 콘셉트로 매년 8월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까지 이어지는 중앙로 일대 차량을 전면 통제한 뒤 진행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축제에 216만명이 방문하고 4021억원의 경제효과를 냈다며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낭비 사업으로 지목되면서 민선 9기 1호 폐지 대상이 됐다.
0시 축제 없애고 빵 축제로…4억5000만원→40억원?
빵 축제 확대 과정에서 논란이 된 것은 예산이다.
최근 대전시가 내년 빵 축제 예산을 올해 4억5000만원의 약 9배인 4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시비 30억원에 대전관광공사 예산 10억원을 더하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허태정 대전시장은 1일 대전시청 출입기자회 오찬간담회에서 이른바 ‘40억 빵 축제’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허 시장은 재정 여건을 고려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보다 민간 주도로 축제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금 우리 재정 상황에서 무슨 빵 축제에 40억원을 쓰느냐”며 “돈이 없어서 축제들도 없애는 마당에 40억원을 들여서 한다면 욕먹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며 “빵 축제는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시도 내년 40억원 규모의 사업계획과 예산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단순히 축제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빵 축제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빵 축제를 기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만들고 시민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확장해야 한다”며 “빵을 중심으로 디저트와 커피를 연계하고 청년 창업 프로젝트 등을 결합해 지역 제과업계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빵 축제 확대를 둘러싼 또 다른 관심사는 원도심 상권이다.
올해부터 대전 원도심에서 열리던 0시 축제가 폐지됐다. 빵 축제 역시 올해는 현장 공사 등을 이유로 기존 원도심에서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으로 개최 장소를 옮긴다. 두 대형 축제가 동시에 빠지면서 원도심에서는 상권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중구와 동구 등 원도심 자치구는 자체 야간 콘텐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구는 대흥동 일원에서 지역 베이커리와 맥주를 결합한 ‘빵맥로드X대흥야장’을 선보인다. 동구는 중앙시장에서 ‘2026 중앙시장 토토즐 푸드페스타’를 운영하고 있다.
0시 축제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을 잇는 중앙로와 원도심 상권 일원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직간접 비용으로 96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축제에 216만여 명이 방문하고 4021억원의 경제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다만 방문객 산출 방식과 실제 원도심 상권 활성화 효과를 두고 논란도 뒤따랐다.
허 시장 역시 앞서 0시 축제를 ‘예산 낭비 사례’로 비판해왔다. 그런 만큼 빵 축제를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키울지는 민선 9기 대전시의 축제 정책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만5000명→16만8000명…4년 만에 10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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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빵 축제를 대표 축제로 낙점한 배경에는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빵의 도시’라는 지역 브랜드가 있다.
대전 빵 축제는 2021년 처음 열렸다. 첫해 방문객은 1만500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6만8000여 명으로 늘었다. 4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년 14만명과 비교해도 2만8000여 명 늘었다.
축제 규모도 꾸준히 커졌다. 지난해에는 대전 유명 빵집 102곳이 참여했다. ‘백빵백중’을 중심으로 10m 대형 롤케이크 커팅과 베이커리 갤러리, 지역 소상공인 플리마켓, 지역 대학 연계 체험 등을 운영했다. 행사장 면적은 전년보다 약 두 배 넓어졌고 참가 업체도 81곳에서 102곳으로 늘었다.
대전이 ‘빵의 도시’로 자리 잡은 데는 지역의 역사적 배경도 영향을 미쳤다.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다. 6·25전쟁 당시 미국 구호물자로 들어온 밀가루가 대전역을 거쳐 공급되면서 빵과 국수 등 밀가루 음식이 발달했다.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대전에서 영업 중인 빵집은 849곳이다. 인구 1만명당 5.9개꼴로 서울과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지역 대표 제과점인 성심당의 역사도 이와 맞닿아 있다. 창업자 임길순 씨가 1956년 미군이 나눠준 밀가루 두 포대로 빵을 만들어 판매한 것이 시작이다.
문서연 여행+ 기자